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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4/11 [불교신문] “할머니가 손자 사랑하는 마음으로 해주는 음식”2025-04-16 11:46
작성자 Level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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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ibulgyo.com/news/articleView.html?idxno=424647 


[스님의 손맛] 적문스님 (평택 수도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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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성도(成道)를 도운 ‘유미죽’을 직접 시연해 보이고 있는 사찰음식 명장 적문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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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사찰음식이 목표는 아니었다. 육군 하사로 전방에서 복무하다가 <달과 6펜스>를 읽고 발심했다. 증권 브로커에서 화가가 된 주인공처럼 완전히 다른 인생을 살기로 했다. 중앙승가대 학보사 기자로 일하면서 “한국불교의 정체성을 찾아봐야겠다”는 원력을 세웠다. 여러 아이템 가운데 하나가 사찰음식이었다. “사찰음식의 개념조차 성립되지 않은 시절이었어요. 어느 절이나 의례적으로 음식에 설탕과 ‘미원’을 잔뜩 넣었고….” 1992년 1년간 신문에 연재를 하면서 자료도 많이 수집했다. 절밥의 원형을 찾아 방방곡곡 다니며 설문조사도 했다. 내친 김에 신당동 떡볶이 골목에 직원까지 두고 ‘사찰음식연구소’를 차렸다. 빚은 쌓이는데 비난까지 감당해야 했다. 스님이 참선을 해야지 무슨 요리를, 그것도 남자가 요리를 한다는 손가락질이 빗발쳤다. 본디 저돌적이고 추진력이 강한 성격이어서 굴하지 않고 밀어붙였다. 서울 도심 사찰에 무작정 들어가 직접 만든 죽과 된장 고추장을 팔았다. 라면박스로 만든 불전함에 현찰 1억6000만원이 모였다. “두고 봐라, 적문이가 뭔가 해낼 것”이라던 당시 중앙승가대 학장 송산스님의 예언이 현실화되는 첫걸음이었다. ‘사찰음식’이란 대중적 브랜드를 창시한 선구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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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음식 브랜드화(化) ‘선봉’


평택 수도사는 원효대사의 ‘해골물’ 전설이 깃든 절이다. 당나라 유학을 떠나던 중 썩은 시체에 고인 물을 맛있게 먹고는, 날이 밝아 호되게 구토를 하면서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를 깨달았다는 그곳이라 전한다. 신라 백제 고구려 삼국이 각축하던 당항성 인근이니 그럴 만도 하다. 수도사에는 ‘원효대사 깨달음 체험관’이 조성돼 있고 주말마다 사람들이 몰려든다. 사실 대부분은 주지 적문(寂門)스님에게서 사찰음식을 배우려고 오는 사람들이다. ‘사찰음식학습관’이 문전성시다. “강좌 일시와 장소를 단체문자로 발송하면 30분 만에 정원이 찹니다. 대기자만 600명이에요.” 스님은 20세기 말부터 사찰음식 전문가로서 꾸준히 지상파 방송과 언론지면을 타면서 유명해졌다. 종단 명장(明匠) 스님들 사이에서 ‘청일점’이기도 하다. 비구니 스님들이 좀처럼 자신감을 내지 못할 때, 앞장서서 당차게 길을 열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1981년 이탈리아에서 패스트푸드에 반발해 ‘슬로푸드’ 운동이 일어납니다.” 1980년대부터 1997년 외환위기 직전까지, 한국 경제는 해방 이후 최대 호황기였다. 이른바 ‘중산층’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물질의 충족을 이뤄낸 국민들은 정신의 충족도 원했고, 사찰음식이 마음의 헛헛함을 파고들었다. 확신과 열정이 있었고 그들이 시운(時運)을 타자 날개를 달았다.


‘공양간’이 ‘선방’이었네


물론 이득이나 인기가 아니라 공심(公心)으로 한 일이다. 각종 식품업체에서 숱하게 영입 제의가 왔지만 전부 뿌리쳤다. “사찰음식이 그냥 절밥이어서는, 단순히 절에서 먹는 밥이어서는 곤란하죠. 흔히 ‘1700년 한국불교’라고들 하는데 그러면 그 긴 시간에 걸맞은 전통과 역량이 갖춰져야 할 것 아닙니까?” 종교 특유의 보수성과 경직성을 바꾸고 싶었던 ‘열혈승려’다. 남들보다 한 발 앞서서 혁신에 나섰던 적문스님은 다시 더 멀리 더 빠르게 내다본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의 주도로 사찰음식은 우리 사회에 완연히 뿌리를 내렸다. 메뉴는 무궁무진하고 조리법도 체계화됐으며 국제화까지 성공했다. 이제는 ‘요리’를 넘어 ‘요리 공간’으로 지평을 넓혀야 할 때다. “일본 전통사찰의 공양간은 밥을 짓다가 생긴 그을음까지 그대로 보존해놓았더군요. 우리에게도 고방(庫房, 부식창고)이라든가, 구들장이라든가, 절구통이라든가 여전히 남아있지요.” 절마다 전각을 새로 짓다가 이 소중한 문화유산들이 멸실될까 싶어 ‘사찰음식박물관’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초발심자경문>에 따르면 사찰음식의 3요소는 청정함·유연함·여법(如法)함입니다. ‘법답다’는 건 과연 무슨 뜻일까 생각해봤어요.” 모든 생명에 대한 차별 없는 존중이 없으면 불교가 아니다. “평등하게, 기쁘게, 할머니가 손자 사랑하는 마음으로 해주는 음식. 이게 답이더군요.” ‘튀는’ 스님 같지만, 내실은 ‘근본주의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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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문스님의 사찰음식 1Pick


유미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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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죽(乳米粥)은 성불(成佛)의 음식이다. 부처님이 유미죽을 먹지 않았다면 불교는 어찌되었을지 모른다. 6년을 고행해도 깨달음을 얻지 못했다. 피골이 상접해 기진맥진한 부처님에게 수자타가 유미죽을 공양해 겨우 소생했다. 그리고 알다시피 그 힘으로 선정(禪定)에 들어 마침내 무상정각(無上正覺)을 성취했다. 원래는 수자타가 좋은 남편을 만나게 해달라며 나무의 신에게 바치려던 음식이었다. 적문스님에겐 유난히 각별하게 느껴진다. 군인에서 스님으로 삶의 여정이 크게 달라진 자신의 사연이 이입되어서다.


 


<재료>


우유 300ml, 연근 1/4개, 멥쌀 80g, 보리 50g, 팥 50g, 대두 50g, 녹두 50g, 참깨 20g, 땅콩 20g, 생수 6컵.


 


<조리법>


① 각각의 곡식은 볶아서 갈아넣는다.


② 연근은 믹서에 갈아서 즙을 만들어놓는다.


③ 생수에 곡물가루를 푼 뒤에 끓기 시작하면 연근즙을 넣는다.


④ 마지막으로 우유는 죽의 농도를 조절해가면서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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