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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08/19 [ 현대불교 ] “K-사찰음식 지속가능성, ‘교육’서부터 시작”2025-08-20 16:52
작성자 Level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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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hyunbu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420709


불교문화사업단, 사찰음식 국제학술심포지엄 개최


8월 19일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서

국가무형문화유산 지정 기념 열려

세계 음식학 석학, 세프 등 참여해

“사찰음식 대중화 국가 지원 필요”

CIA, 사찰음식 과정 개설 의지 피력

사업단 “사찰음식, 인류유산 등재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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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8월 19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사찰음식 국가무형유산 지정 기념 국제학술 심포지움’을 개최했다. 사진은 양종집 CIA교수가 종합토론에서 발언하는 모습. 


한국불교만의 독창적 식문화인 ‘사찰음식’이 지속가능한 식문화로 자리잡고, 세계적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교육’이 근간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하 문화사업단)은 8월 19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사찰음식 국가무형유산 지정 기념 국제학술 심포지움’을 개최했다.

‘지속가능한 음식문화로서 사찰음식의 가능성’을 주제로 열린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5개국 6명의 음식학 석학과 유명 셰프가 참석해 △세계 음식학계의 현황 △사찰음식의 위치 △대안음식문화로서 사찰음식의 가능성 등을 주제발표하고 토론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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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집 CIA 교수가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식문화로서 K-사찰음식
이날 음식학 석학, 셰프들은 지속가능한 식문화로서 사찰음식을 조명하고, 사찰음식 보급과 세계화의 해법은 '교육'에 있음을 강조했다. 세계 양대 조리교육기관 중 하나인 미국 CIA(The Culinary Institute of America)의 유일한 한국인 교수인 양종집 아시아음식학부 교수는 학교 교육 커리큘럼에 사찰음식 과정을 개설하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양 교수는 “음식은 단순히 생존을 위한 수단이 아니다. 해당 민족이 가진 철학과 가치관, 삶의 방식과 자연에 대한 태도까지 드러내는 집합적 산물”임을 전제하며 “그렇기에 음식문화는 요리법만이 아니라 그 민족의 정신과 문화를 담은 총체적 역사와 문화이자 철학”임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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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던 R. 월시 CIA 학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이어 양 교수는 재직 중인 CIA의 학생과 교수들을 대상으로 한국 사찰음식에 대한 인지도를 인터뷰한 내용을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CIA의 학생과 교수들은 한국 사찰음식에 대해 처음 들어보거나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지만 대부분 사찰음식에 대해 알고 싶고, 기회가 되면 배우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이처럼 한국 사찰음식에 대해 흥미를 느끼고 배움을 원하는 이들을 위해 ‘교육’이 필요하고, 이는 한국 사찰음식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요인이라는 게 양 교수의 주장이다. 그러면서 그는 CIA 커리큘럼에 사찰음식 과목을 개설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양 교수는 “현재 활용되는 <한식> 온라인 교재 안에 ‘사찰음식’이라는 소주제가 있다”면서 “한국에서 사찰음식을 전수하는 전문가들과 협력해 CIA에서도 그 정신과 내용을 충실히 반영한 커리큘럼을 구성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사찰음식의 지속가능성은 꾸준하고 체계적인 기초 교육에 기반한다”면서 “교육은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이며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이는 국가적인 지원이 필요한 사안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심포지엄에 함께 참석한 CIA 학장 브렌던 R. 월시(Brendan Walsh) 셰프도 축사에서 사찰음식을 교과 커리큘럼에 포함할 의지를 피력했다. 월시 학장은 “현대 식문화에 산적한 문제를 생각할 때 사찰음식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사찰음식을 CIA교과 과정에 반영함으로써 사찰음식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 이를 통해 젊은이들이 사찰음식이라는 보물이 얼마나 귀중한지 깨닫기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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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올로 코르보(Paolo Corvo) 이탈리아 미식과학대 교수는 ‘지속가능한 음식문화 식문화의 새로운 동향’을 통해 슈퍼푸드, 노블푸드 등 지속가능한 식문화로서 대안음식의 세계 동향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코르보 교수는 “음식의 지속 가능성은 단순히 전문 규제나 개인의 실천만으로 이해되어서는 안된다. 이는 사회·문화·생태 전환의 장으로 인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늘날 우리의 과제는 문화적 다양성, 사회적 형평성, 자연환경의 회복 등을 아우르는 포괄적 식품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밝힌 그는 “한국을 포함한 여러 전통 요리, 슬로우 푸드나 한살림 같은 초국가적 운동을 통해 음식과의 관계를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코르보 교수는 “이제 먹거리 교육은 지속가능한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위한 전략적 도구”라며 “학교·가정·지역사회·기관에서 시민 의식과 사회적 역량을 길러 책임감 있게 요리하고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시민을 양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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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음식 명장 적문 스님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삼덕(三德), 사찰음식 조리철학
기조강연자로 나선 사찰음식 명장 적문 스님(평택 수도사 주지)은 ‘사찰음식의 정신’ 주제 강연에서 사찰음식의 정신과 조리철학 등을 소개했다.

적문 스님은 부처님의 정각(正覺)과 열반이 공양과 연관돼 있음에 주목했다. 피골이 상접할 정도로 고행하던 부처님은 최소한의 영양 보충을 위해 수자타에게 유미죽을 공양받고 깨달음에 이르렀다. 정각 이후 45년을 중생교화에 여념이 없던 부처님은 열반 하루 전 대장장이 춘다에게 ‘전단나무 버섯요리’를 마지막 공양으로 받았고, 이후 쿠시나가라 사리쌍수에서 열반에 들었다.

적문 스님은 “부처님께서는 가장 큰 공덕이 있는 공양을 '정각 직전에 올리는 공양'과 '열반에 들기 전에 올리는 공양'이라고 말씀하셨다. 이는 춘다를 위로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정각과 열반을 동등한 것으로 보이도록 한 것”이라며 “사찰음식은 참된 삶과 죽음을 관조하면서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하는 건강한 음식을 생활 속에서 얻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찰음식의 조리철학으로 <치문경훈> ‘장로자각선사귀경문’의 경구를 예로 들며 △청정 △유연 △여법이라는 ‘삼덕(三德)’의 원칙을 제시했다.

적문 스님은 “청정의 조리원칙은 인공조미료나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고 청정한 채소로 만드는 것을 의미하며, 유연의 조리원칙은 수행자들에게 부담되지 않게 부드럽고 담백하게 조리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여법의 조리원칙은 불법승 삼보에 공양하는 음식을 직접 조리한다는 사실에 기쁨 마음을 갖고, 부모가 자식에게 무한한 애정을 주는 것처럼 조리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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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두보이스 베이징사범대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찰음식 역사적 궤적 조명하다
이와 함께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사찰음식의 역사적 궤적을 조명하는 주제발표도 이뤄졌다. 토마스 두보이스(Thomas David DuBois) 베이징사범대 교수는 ‘중국 종교적 채식주의의 과거와 현재’를 통해 중국 역사 안에서 불교적 채식주의가 어떻게 구현됐는지를 살폈다.

그는 불교의 영향력이 높았던 당나라의 궁중 연회인 ‘꼬리 태우기 연회’를 소개하면서 “연회의 내용이 불교적 이미지를 차용하지만 불교적 채식주의와는 거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의 채식이 확인되는 문헌인 <산가청공(山家淸供)> <수원식단(隨園食單)> <소식설략(素食設略)>을 소개했다. 두보이스 교수는 “<산가청공>은 채식주의적 이상으로 불교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으며, <소실전략>은 종교 유무와 상관없이 육식을 향한 사람들의 욕망을 멈추도록 가르친다. <수원식단>에서는 승려와 사찰을 미식 세계 속 반짝이는 별처럼 묘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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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한 딩 영국 에딘버러대 철학과 강사가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중국불교 사찰 채식에서 차와 치료식’을 발표한 케한 딩(Kehan Ding) 영국 에딘버러대 철학과 강사는 중국 사찰 내 채식 대중공양을 소개하고 “불교의 채식이 단순한 일상 식단이나 의식을 넘어서 잘 다듬어진 종교적 보시의 실천으로 확장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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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시 리우 영국 캠브리지대학교 글로벌 창의적 사고 연구소 연구원이 주제발표하고 있다. 

트레이시 리우(Tracy Liu) 영국 캠브리지대학교 글로벌 창의적 사고 연구소 연구원은 ‘종교적 수행에서 탈종교적 실천으로’ 주제 발표를 통해 중국 사찰 중심의 채식 실천과 도시의 풀뿌리 채식운동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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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만식 동방문화대학원대학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공만식 동방문화대학원대학 교수는 ‘조선시대 불교음식과 왕실음식의 음식적 특징과 음식철학’을 통해 조선시대 불교음식과 왕실음식의 차이를 비교했다. 그는 “조선 사찰과 왕실의 음식문화는 각각 채식과 육식에 특화된 특징을 보여주며 한국 음식문화의 주된 골격을 형성했”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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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사업단 사무국장 본연 스님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심포지엄에 앞서 열린 기념식에서 문화사업단은 사찰음식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사무국장 본연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그동안 문화사업단은 사찰음식의 원형 보전과 전승을 위한 학술연구, 인력양성을 위한 체계적 교육활동 등 사찰음식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경주해왔다”며 “오늘 학술 심포지엄을 계기로 국제적 학술교류 활동을 더욱 확대하고, 사찰음식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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