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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9/24 [ 설악투데이 ] ‘절집 남자 요리 명장’ 적문 스님, 영랑호 보광사서 사찰음식 특강2025-09-29 17:29
작성자 Level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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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찰음식의 개척자로 불리는 적문 스님이 지난 16일 저녁 영랑호 보광사를 찾았다. 조계종이 공인한 유일한 비구(比丘) 명장이자 ‘절집 남자 요리 명장’으로 불리는 그는 이날 보광사 불교문화대학 특강에서 부처님의 유미죽부터 현대적 사찰음식의 철학까지 풀어내며 2시간 동안 청중을 사로잡았다.


적문 스님은 대한불교조계종이 부여하는 ‘명장’ 칭호를 받은 유일한 비구 스님으로, 사찰음식 연구에 평생을 바쳐온 독보적 인물이다. 지금은 ‘남자 셰프’라는 말이 낯설지 않지만, 수십 년 전만 해도 비구 스님이 요리 연구에 몰두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편견과 왜곡된 시선을 극복한 스님은 사찰음식의 체계화와 대중화에 큰 발자취를 남기며 대중의 주목을 받고 있다.


강의에서는 특히 부처님이 고행 중 촌부 수자타로부터 공양받은 유미죽 조리법이 공개돼 수강생들의 눈길을 끌었다. 유미죽은 우유, 연근, 쌀, 보리, 콩류, 참깨, 땅콩 등 곡물과 견과류를 볶아 갈아 넣고, 생수와 우유로 농도를 조절해 조리한다. 스님은 “동장군을 이겨낸 뒤 찾아오는 생동의 계절, 봄에는 깨달음의 음식인 유미죽이 으뜸”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적문 스님은 보광사 용연정에서 채취한  연꽃 씨를 활용한 특별 요리도 선보였다. 강의에 참석한 조모 씨는 “연꽃 씨앗에서 이렇게 보배로운 맛을 느낄 줄 몰랐다. 속까지 편안했다”며 감탄했다.


스님은 사찰음식의 세 가지 원칙으로 청정·유연·여법을 꼽았다. 청정은 인공조미료나 방부제를 쓰지 않고 청정한 채소로 맛을 내는 것, 유연은 담백하고 소박한 조리법, 여법은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처럼 순수하고 기쁜 마음으로 음식을 대하는 자세를 뜻한다.


또한 사찰음식은 단순한 조리 행위가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임을 강조했다. 스님은 “사찰음식은 재료와 조리 과정, 나누는 즐거움까지 서로 교감하는 과정에 의미가 있다”며 “밥은 곧 하늘이고 소통이며, 함께 먹는 절집 음식의 의미는 각별하다”고 전했다.


한국전통사찰음식문화연구소를 운영하며 제자를 길러온 적문 스님은 “사찰음식은 사계절 자연 속에서 먹거리를 나누는 ‘우주 공동체 음식’”이라며 맛과 철학이 어우러진 사찰음식의 깊이를 소개했다.그는 사찰음식박물관 건립의 꿈도 피력했다.


강의를 들은 김모 씨는 “사찰음식이 단순히 풀만 먹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 철학과 의미를 알게 되어 시야가 넓어졌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날 강의는 질의 응답까지 이어지면서 열띤 호응 속에 마무리됐다.


류인선기자

#사찰음식#사찰음식명장#적문스님